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
-부동산을 토큰화해 소규모 투자자의 유입 및 투자가 가능
-누적 투자 규모는 340억원, 고객과의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루센트블록은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허세영 대표(33)가 2018년 11월 설립했다.
허 대표는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ETRI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루센트블록을 창업했다. 루센트블록은 비수도권 유일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벤처 기업이다.
소유는 올해 2월 금융위원회 가이드라인이 나온 ST(Security Token토큰증권)의 국내 최초 사례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토큰) 형태로 발행되는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부동산을 토큰화하게 되면 소규모 투자자의 유입 및 투자가 가능하고, 거래 투명성과 유동성이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은 투자 규모가 커 접근성이 낮고, 현금화가 느려 유동성이 떨어집니다. 소유는 고가의 부동산을 증권화해 소액단위로 거래할 수 있게 합니다. 부동산 펀드와 달리 정해진 거래시간 안에서 언제든 토큰 증권의 판매 또는 구매할 수 있어 환금성 낮은 부동산 투자의 단점을 보완한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투자자로서는 소액으로 투자하고도 월세처럼 매달 배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건물 입점 브랜드를 이용할 때 소유주로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추후 건물 매각 시 매각 차익도 누릴 수 있습니다.”
허 대표는 “2023년 2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STO 가이드라인에 따른 토큰 증권 구조화의 국내 첫 사례라는 것이 당사의 독보적인 경쟁력이자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소유는 2021년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이후 올해 4월 혁신금융서비스에 재지정됐다. 이에 따라 루센트블록은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기치 아래 철저하게 금융위원회의 관리 감독 아래에 안전하고 투명하게 소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지만 부동산 서비스 특성상 고객과의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소유주를 대상으로 ‘소유주데이’라는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기도 하고, 소유주가 받을 수 있는 혜택과 정보를 제공하는 ‘소유주레터’를 정기적으로 발송합니다. 이 밖에도 각종 부동산·금융 관련 인사이트, 각 상장 건물별 상세 정보, 건물과 관련된 정기적인 소식 등 일반적인 부동산, 재테크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부터 건물 투자 판단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아티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건물 상장 전에 예비 투자자를 모아 오프라인 상권 투어를 진행하는데 이에 대한 반응이 좋습니다.”
허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성수동에 있는 소셜 벤처회사를 돕다가 임대료 상승으로 임차인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6년 전인 당시에도 성수동은 전국에서 가장 뜨거워지는 상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상권을 만드는데 기여한 임차인들은 젠트리피케이션(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임대료 상승으로 임차인과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으로 쫓겨나는 상황을 보면서, 불합리하다는 문제의식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임차인도 건물 일부를 소유할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적은 돈을 가지고도 건물의 지분을 살 수 있다면’하는 개인적인 호기심이 동인이 되어 루센트블록의 창업 과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안국 다운타우너’ ‘이태원 새비지가든’ ‘대전 창업스페이스’ ‘문래 공차’ ‘전주 시화연풍’ ‘수원행궁 뉴스뮤지엄’ ‘신도림 핀포인트타워’ 등 루센트블록은 최근까지 총 7개의 건물을 상장했다. F&B 브랜드, 카페, 창업 공간, 지역 호텔, 팝업스토어, 오피스와 같이 일반 고객들이 관심을 두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성격의 자산 선정을 위해 노력한 것이다.
허 대표는 “루센트블록은 건물주 뿐 아니라 임차인도, 또 소비자들도 수익 주체로서 함께 상권과 건물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참여자 모두가 이에 대한 가치를 함께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루센트블록은 최근 150억원의 시리즈 B 투자를 마무리했다. 누적 투자 규모는 340억원이다. 허 대표는 “프리 A단계부터 지속해서 계속 투자에 참여해주는 투자자들이 있다”며 “특히 서울대학교기술지주는 프리 A, 시리즈 A, 시리즈 B 세 번의 모든 라운드에 참여해주었고 다양한 인프라 지원을 해줬다”고 말했다.